기후위기와 전 지구적으로 확산된 전염병이 점점 미래에 대한 불안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인류가 당면한 과제이며, 어떻게 이를 타계하고 지속가능한 미래와 모든 생명의 건강한 삶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이 깊습니다.

산업화 이후 대지에 대한 장구한 수탈로 땅은 황폐화되었고, 재생불가능한 대지가 곳곳에 출현하고 있습니다. 그 대지 위에서 생산된 곡식, 가축의 영양을 섭취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삶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지구적 위기 앞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농업은 물론 전 분야에 걸친 대전환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전 지구적 위기에 대해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마이크로바이옴, 즉 미생물을 활용한 그린 바이오산업 분야입니다. 국제사회에는 이미 이 분야에 대한 큰 관심과 더불어 연구와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투자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한국도 아직은 초기 수준이지만 농축산업뿐만 아니라 식품, 환경, 의료, 과학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컨대 환경문제와 민원이 끊이지 않는 축산분야 분뇨 처리에 있어서 마이크로바이옴 농법을 적용하여 이를 개선해 나가는 것은 물론 생태순환의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음은 이미 검증된 사실입니다. 이처럼 전 산업을 넘어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영역으로까지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적용과 연구개발이 활발하고, 그 성과들이 속속 등장하며 점점 사회적 관심과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혁신적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기반을 조성하고, 선도적 기술개발 지위 확보를 통한 신산업 육성과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 국민건강 증진과 생태계 보전 등을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장기 플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장과 산업 분야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몇 년 사이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 대한 다양한 기술개발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가기 위해서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 대한 산업체, 연구자, 농민 등 여러 주체가 소통하고 정책 방향을 만들어 가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공적 가치와 철학도 함께 사유해 나가야 합니다. 앞으로 땅과 흙과 생명을 중심으로 한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확산과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4년 5월

한국마이크로바이옴협회 상임대표 강기갑